‘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지난 2월 26일 매년 버크셔 해더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보고서)에서 주택 시장 관련된 언급을 하였습니다. 우~와. 정말 난리도 아니었죠. “주택 시장 장밋빛”이라는 둥 “주택 시장 내년 침체 끝날 것”이라는 둥 관련 기사가 넘쳐났습니다. 100%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많은 것들을 지혜롭게 예상하고 대비해 온 오마하의 현인이 한 말이기에 반응이 더더욱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근데 과연 버핏이 정말 뭐라고 했는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꽤 괜찮은 행동지침(?)을 얻을 수 있을 듯 싶어서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우선 버핏이 한 말을 보시죠. (가능한 한 직역해 보았습니다. 보고서 전체 원문을 보시려면 여기 http://www.berkshirehathaway.com/letters/2009ltr.pdf 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사람들은 몇년 전에는 신규 주택 착공 수(housing starts) – 주택시장의 공급 측면 – 가 연간 2백만채를 넘어설 때 이런 소식이 좋은 소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세대수의 생성 – 수요 측면 –은 1백2십만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균형 상태가 몇년간 지속된 후 전국적으로 너무 많은 주택들이 생겨난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잉여물량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3가지가 있겠다; (1) 많은 수의 주택들을 없애버리는 것 (마치 “Cash-for-clunkers”와 같은 정책으로 자동차들을 없애버렸던 전술과 유사하게); (2) 십대들에게 동거를 장려하여 세대수 증가 속도를 높이는 것 (이건 버핏 특유의 농담이죠.^^); (3) 신규 주택 착공 수를 세대수 형성되는 비율보다 훨씬 빠르게 줄이는 것.
다행히도 미국은 현명하게 세번째 옵션을 선택하였으므로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문제들은 1년쯤 이내(within a year or so)에 많은 부분 지난 일이 될 것이다. (고가의 주택들과 일부 공급 과잉 지역은 제외) 물론 가격은 버블 시기의 수준보다는 많이 낮은 상태로 남아있겠지만, 이로 인해 모든 집을 파는 사람들(또는 대출을 해 준 이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구매자들도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버블 붕괴로 인해 이제는 자신의 여건에 맞게 구입할 수 있는 주택들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여기서 궁금한 거 하나. 버핏이 왜 주택시장 얘기를 했을까요? (버핏도 집 투자하나? 아니죠 ㅎㅎ) 보고서 전문을 보시면 쉽게 아실 수 있겠습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회사들 중 Clayton Homes라는 조립식 주택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의 그리 좋지 않은 2009년 실적과 다가올 연도는 그리 나쁘지 않을 거다라는 희망적인 얘기를 주주들에게 하기 위해서 주택시장을 언급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 내용이 나온 부분이 Berkshire의 Operation들 중 Finance and Financial Products 부분입니다. page 12)
버핏의 설명 중 또 흥미로운 포인트가 있는데 잉여물량 해결책 3가지입니다. 버핏은 이해하기 쉬운 “수요 & 공급” 측면에서 현재 문제점과 이의 해결책을 설명하였는데 예를 든 3개의 방법 중 2개가 공급 관련 얘기이고 주택 수요 관련해서는 1개만 언급하였습니다. 그것도 싱거운 농담으로요.^^
왜일까요? 어쩌면 수요의 증가에 대한 반가운 소식은 아직 많이 기대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요? 높은 실업률과 줄어든 소득,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재정적자 등 단기간 내에 급격한 수요 증가를 만들어 내기에는 상황이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어쨋든 이 보고서를 읽은 후 2가지를 자문자답해 봅니다. (이 자문자답은 버핏의 말이 맞을 거라는 전제하의 얘기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버핏의 말에 많이 동의합니다.^^)
- Q: 집값, 어떻게 될까요?
A: 수요 측면에서 급속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따라서 1년쯤 뒤에도 버블 시의 가격 대비해서는 여전히 낮을 것이고 빠른 시일내에 가격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습니다. - Q: 그래서, 지금 집을 사면 바보라는 얘기인가요?
A: 아니죠. 버핏이 지금도 잘만 사면 “이익을 보는 바이어도 있을 거”라 했고 “버블 붕괴로 인해 정말 이제는 자신의 여건에 맞게 구입할 수 있는 주택들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했잖아요. "1년쯤 후엔 대부분 지난 얘기"일 거라고도 했구요. 허황된 가격 상승을 꿈꾸는 투기적 주택 구입이 아니라면 지금 마음에 드는 집을 찾고서도 ‘사야 되, 아님 기다려야 되’하고 너무 많이 고민하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단, 고가의 주택과 과잉공급 지역은 여전히 많이 고민하시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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